2023년 1월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낸드 메모리 제조사인 YMTC가 당초 2022년 말 가동 예정이었던 제2공장 반도체 장비 설치 작업이 중단됐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자급 능력 부족이라는 최대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 중인 상황이어서 중국의 '아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중국 베이징시 제1중급 인민법원은 2021년 7월 16일 해당 채권자의 칭화유니 파산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발표하였다. 칭화유니는 1988년에 설립된 종합반도체 회사이다. 메모리 반도체, 통신 칩, 팹리스 등 반도체와 관련된 모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칭화유니는 YMTC(양쯔메모리)를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이다. 그런 칭화유니가 37조 원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해버렸다. 이유는 무리한 기업 인수합병(M&A)과 투자 실패였다. 칭화유니는 시진핑 정권이 대 놓고 밀어주던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와 반도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파산 및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칭화유니는 결국 국유화 되었다.
HSMC는 2017년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 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였던 장상이(蔣尙義)를 CEO로 영입하였다. HSMC(우한흥신반도체 제조)는 당시 반도체 신생기업이었다. 장상이를 등에 업고 정부로부터 152억 위안의 지원금을 받아내었다. 우한시 중대 프로젝트로 지정된 이 회사에 투자된 자금은 1천280억 위안(약 22조 원)에 달했다. 이 업체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7㎚급 공정에 쓰이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금난 때문에 이 장비도 현지의 한 은행에 압류된 상태다. HSMC는 당시 SMIC(중국 파운드리 1위 기업)도 해내지 못한 7나노 공정을 3년 안에 성공시키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로부터 정확히 3년 후 HSMC 경영진은 정부 보조금 2조 6천억 원을 먹고 날랐다. 정부 돈 2조 6천억 원을 먹고 달아난 사기극이었다.
애초부터 HSMC 경영진은 정부 보조금을 노리고 회사를 설립했다. 투자금 22조 6천억 원은 장부상 거짓으로 밝혀졌고 창업 멤버들은 돈 한 푼 투자하지 않고 반도체 관련 지식이 전무(全無)한 사람들이었다. 사기극의 주범인 HSMC 창업자 리쉐옌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이다. 그 후 우후죽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생겨났는데 대부분은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정부 보조금을 노리고 창업한 것들이었다. 파산 후 장상이는 SMIC의 CTO로 이직하였다. 정부 당국이 주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처럼 좌초 된 것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대규모 자금 투입만으로 쉽게 이룰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2022년 12월 13일 중국 정부가 187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 계획을 발표하였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반도체 지원법(Chips & Science Act)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시진핑이 2015년에 발표한 ‘중국제조 2025’는 기술혁신과 기술 자립을 위해 중국 정부가 설정한 10대 중점 분야(우주항공, 신에너지, 바이오 등) 중에서 차세대 정보기술 특히 반도체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다. 10년간 1조 위안(185조 원)을 반도체 굴기를 위해 투자하기로 하였다. 계획에 따르면 반도체 자급률은 2015년 10%, 2020년 40%, 2025년 7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그러나 2020년 반도체 자급률은 15.9%에 불과하였다. 당초 목표로 하였던 40%와는 한참 거리가 먼 수치이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투 톱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추진하는 신규 공장 건설이 2022년 10월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對) 중국 수출통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두 회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반도체 굴기(崛起)’ 기치를 내건 직후 설립돼 중국 안팎의 주목을 받아왔는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제재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3년 1월 15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낸드 메모리 제조사인 YMTC가 당초 2022년 말 가동 예정이었던 제2공장 반도체 장비 설치 작업이 중단됐다. 한때 애플과 낸드 메모리 공급 계약 협상을 추진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YMTC는 2020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인근에 제2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약 1,000억 위안(약 18조7,000억 원)을 투자한 공장이지만 현재는 전력 설치 관련 작업만 진행되고 있다. D램 메모리 제조사인 CXMT도 2022년에 가동할 계획이었던 제2공장 건설 계획이 늦어져 빨라야 2024~2025년쯤 완공될 예정이다.
두 회사의 공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바이든 미 행정부다. 2022년 10월 18㎚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로직칩(시스템반도체)을 생산하는 중국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군사 용도로 전용하지 못하게 막는다는 명분이었다. 미국은 세계 1위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등을 포함해 세계 반도체 장비의 40%를 차지하는 회사들을 갖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에 따라 미국 장비 회사들은 중국에서 철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2년 미국의 발표 직후,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100명이 넘는 미국 회사의 엔지니어들이 한꺼번에 공장 현장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발표 직전인 2022년 9월에는 양스닝 YMTC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기도 했다. 양 전 CEO는 미국 국적자였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자급 능력 부족이라는 최대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 중인 상황이어서 중국의 '아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중국 기술전문매체 콰이커지(快科技)는 '우리 반도체 업계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칭화유니와 HSMC의 파산 소식을 전하면서 "수십 년 전 가장 어려운 시기에도 그 시대 과학자들은 주판에 의지해서 원자폭탄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이 작은 반도체를 진정 만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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