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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미중 패권경쟁] 구조적 현실주의 : 제2세대 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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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의 저술로서 신현실주의 국제정치학 시각을 널리 전파한 케네츠 월츠의 국제정치 분석은 그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다가 1959년 책으로 출간했던 인간, 국가, 전쟁에서 이미 그 모태가 밝혀졌다. 월츠는 국제정치를 인간, 국가, 국제체제의 세 가지 다른 분석 수준에서 고찰할 수 있지만, 인간 행위와 본성의 분석 수준에 근거해서 국제정치이론을 수립하는 것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 본성은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것이고, 역사를 초월하는 불변적인 것이기 때문에 특정 시기의 특정 사건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 “사회적 사건들을 인과적으로 해석하는 데 있어 인간 본성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요인처럼 보이지만, 인간 본성을 어떻게 정의하든 간에 끝없이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을 인간 본성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 것이다.

 

 

 

월츠는 인간의 본성이나 국가의 속성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인간 혹은 국가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인간, 국가 그 자체를 볼 것이 아니라 인간과 국가가 처해 있는 상황, 즉 구조 혹은 시스템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월츠의 국제정치이론은 구조적 현실주의(structural realism)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월츠는 고전적 현실주의자들은 국제정치 현상을 국가 또는 개인의 행위나 정책결정자들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관심을 집중함으로써 국제정치에 대한 이해를 구성단위 차원으로 환원시켰다고 비판한다. , 시장을 보아야 하는데, 회사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월츠는 국가들이 타국을 공격하려는 의도를 전혀 가지지 않고 오직 자신의 안보에만 전념하는 경우라도 다른 국가들은 불안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한 나라의 안보를 위한 수단은 그 존재 자체가 타국을 위협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안보의 딜레마라고도 말하는 이 같은 현상은 국제정치의 고유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중국은 199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7%가 넘는 엄청난 정도로 국방비를 증액시켜 오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를 경제력 증강에 따른 지극히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하며,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오로지 방어적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아마 중국의 급격한 국방비 증가는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의도와는 전혀 달리 일본, 한국, 베트남, 인도 등은 중국의 국방력 증강에 대해 날카롭게 반응하는 나라들이다. 이처럼 국제정치 현상은 국제정치를 구성하고 있는 단위들의 내부적 속성과 의도만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국가들의 행동은 무정부 상태라고 불리는 국제환경으로부터 더욱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국제정치는 국가의 형태가 어떤지, 즉 그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독재주의 국가인지보다는 그 나라들이 국제정치의 구조상 힘의 서열상 어느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통해 이해되어야 한다. 모겐소의 고전적 현실주의는 국제정치 영역에서 어떤 국가들의 권력 욕구를 제한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권력, 뿐이라고 주장하며, 주권 국가들 사이의 세력균형과 이를 보전하려는 정책은 필요할 뿐 아니라 본질적 안정화 요인이라고 말하며, 훌륭한 외교, 동맹, 예방전쟁 등의 수단, 혹은 국가 간의 도덕적 일체감 등을 통해 세력균형을 성공적으로 작동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왈츠는 세력균형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국제정치 현상으로 간주한다. 국가들은 자구의 원칙에 따라 자국을 보호하고자 하고 이를 위해 두 가지 수단을 사용한다. 첫째는 내부적 노력으로 군사 및 경제력의 향상과 더 나은 전략의 구축이며, 둘째는 자신의 동맹을 강화시키고 적대적 상대방의 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외부적 노력이다. 국가들이 이처럼 경쟁한 결과 때문에 세력균형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왈츠는 참여 국가의 숫자에 따라 세력 균형체제는 양극체제와 다극체제로 나뉜다고 보았고, 구조에 따라 참여국의 행위 양식이 달라진다고 보았다. 그는 세력균형 상태에는 항상 전쟁의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양극체제가 다극 체제보다는 더 평화적일 수 있다고 보았다. 양극체제의 경우 국가 간의 관계가 비교적 단순하지만, 다극 체제의 경우 국가들의 관계가 많아지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체제가 불안해져서 전쟁의 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왈츠교수는 국가들의 행위를 주로 균형행위라고 인식한다. 현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나라이지만, 미국은 곧 다른 강대국들의 합쳐진 힘에 의해 저항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나라들은 거의 자연적으로 미국의 힘에 대항하는 균형 동맹을 형성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국 일극 체제가 시작된 지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은 아니지만 다른 강대국들은 미국과 균형을 이루기 위해 연합하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에 편승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