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핀테크
중국에서는 모바일 결제가 일상이다. 거리에서 걸인은 QR코드가 찍힌 종이를 목에 걸고 구걸한다. 행인은 스마트폰을 꺼내 QR코드를 스캔해 적선한다. 노점상도 QR코드를 걸어놓고 장사한다. 택시를 타고 내릴 때,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QR코드로 결제한다. 상인들은 위조지폐인지 의심하지 않아도 되고, 번거롭게 거스름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모바일 결제를 선호한다.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는 결제로 완료되며, 결제는 신뢰가 핵심이다. 신용카드가 일상화되지 않은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팔려면 결제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다. 이 신뢰를 담보해준 것이 온라인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와 텐페이였다. 신뢰 기반에 공인인증서 등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QR코드만 스캔하면 결제가 되는 편리함이 더해지자 모바일 결제가 중국인의 주요 결제 수단으로 등장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54%)와 징둥의 위쳇페이(40%)는 온라인 결제 시장을 양분하여 중국인의 생활방식을 바꾸었다. 중국은 현금없는 사회로 나아간다. 20대 젊은이들은 신용카드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현금을 쓰다가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QR 코드로 직행했다. 2017년에 5억 2천만 명이 알리페이로 결제했다.
대출 핀테크
핀테크는 기존 은행이 선호하던 대도시, 대기업, 대규모 사업 대출을 소액대출로 전환했다. 대출은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진행되는데 중국에는 신용등급이 없는 사람이 많다. 주민등록 기반인 한국과 달리 중국은 호적으로 본인을 확인하는데, 호적 관리체계가 지역마다 달라서 본인 확인이 어렵다. 13억 인구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렵고, 신용 관리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도 신용대출을 받기가 어려웠다.
핀테크 기업은 디지털 기반으로 신용등급을 책정한다. 사람들의 온라인 라이프를 장악한 인터넷 기업은 한 사람의 신용도를 다방면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재무 상태라도 생활습관, 심리 상태, 소비 행태, 관계망에 따라 신용등급을 달리 책정할 수 있고, 대출 규모와 금리를 결정할 수 있다. 빅 데이터 기반의 핀테크 기업은 담보력이 없어도 대출을 진행한다.
텐센트 산하의 개인 소액 신용대출 서비스는 출시 2년 만에 9,800만 명에게 3,600억 위안을 대출해주었다. 2.4초 만에 심사해서 40초 만에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무담보 무저당 대출이며, 언제든 상환이 가능하다. 알리바바 계열의 소액대출 핀테크인 쿠디안은 2016년에 2억 1,280만 달러의 매출로 8,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최소 100달러 등 소액대출을 진행하는데 사용자가 많고 연체율이 낮아 수익성이 좋다.
2019년 현재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유니콘 기업
순위 | 기업명 | 분야 |
1 | Ant Financial | 핀테크 |
2 | Toutiao | 미디어 |
3 | Ele.me | 배달서비스 |
4 | Lufax | 핀테크 |
5 | Jing Doong Finance | 핀테크 |
6 | Cainiao Network | 물류 |
7 | Kuaishou | 미디어 |
8 | DJI | 하드웨어 |
9 | Didi Chuxing | 차량공유서비스 |
10 | Jing Doong Logistics | 물류 |
자료 : 2019 중국 유니콘 기업 Top 150,
중국 인터넷 주간지 2019.07.16에서 인용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와 징둥은 소상공인 대출에 강하다. 기업 대출은 매출, 순익, 외상 매출의 질이 중요한데, 오프라인으로 기업 실사를 진행할 때는 회계 장부를 조작하는 리스크가 있었으나 전자상거래 업체는 소상공인의 재무상태, 외상 매출금, 고객 건전도, 자본력 등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신뢰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직접 대출을 진행하거나 클라우드 펀딩으로 투자자를 모으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자산관리 핀테크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펀드인 위어바오는 누구나 재테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다. 수시 입출금 펀드인 위어바오에 하루만 맡겨도 연 5~7%의 수익을 보장한다. 소액 투자자는 매일 1달러 정도의 이익을 얻는데, 중국에서 괜찮은 아침밥을 사 먹을 수 있는 액수라 서민에게 인기가 많다. 1위안 만 맡겨도 될 정도로 문턱이 낮아 금융 소외 계층을 줄일 수 있었다. 중국인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급성장한 위어바오 MMF는 2017년 4월에 운용 자산 1,656억 달러로 JP 모건이 운용하는 미국 정부의 MMF 규모인 1,500억 달러를 뛰어넘어 세계 최대 자산 규모 MMF로 자리 잡았다.
중국에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자산 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2015년에 2억 4천만 명 규모이던 온라인 재테크 시장도 커졌다. 2020년에 6억 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자산관리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인공지능이 재테크 전략을 세워주는 로보 어드바이저리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이 관리할 때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훨씬 더 안전하고 흥미로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핀테크 스타트업을 주축으로 시작된 로보 어드바이저 시장에 은행, 증권, 자산운용사들이 진출해 판을 키우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 스타트업이자 시장 개척자인 리차이모팡은 1,000만 고객의 자산 5억 위안을 관리하고 있다. 광파증권과 둥우증권은 인공지능으로 투자 주식을 추천하고, 싱예은행과 자오상 은행은 고객 리스크 성향에 맞게 인공지능으로 투자 펀드를 추천한다. 알리바바는 칭화대와 손잡고 로보 어드바이저 기술을 개발했다. 자산운용사인 화샤기금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로보 어드바이저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안방보험은 디지털 자산 배분 솔류션 업체인 슈엔지와 함께 로보 어드바이저 플랫폼을 개발했다.
보험 핀테크
중국 보험 핀테크는 중안보험이 이끌고 있다. 마씨 성을 가진 3명의 중국 대표 기업가가 합작해 삼두마차가 세운 보험사라 불린다. 중국 최대 보험사인 평안보험의 마밍저, 알리바바의 마윈, 텐센트의 마화텅이 주요 주주로 10억 위안의 자본금을 투자하였다. 중안보험은 2015년에 혈당을 체크하는 건강보험 상품인 탕샤오베이을 출시해 세계 핀테크 톱 100위에서 세계 1위로 올랐다.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 업체, 혈당 빅 데이터를 구축하는 빅 데이터 기업, 빅 데이터를 보고 진단하는 병원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돼 차별화된 수익모델 창출이 가능하다.
중안보험은 인터넷 보험사인 만큼 개인 고객의 60%가 20~35세로 젊기 때문에 소비, 금융, 헬쓰, 자동차, 여행 등 5개 분야 상품 판매에 집중한다. 알리바바가 주도한 2016년 광군제 행사에서 하루 동안 2억 1천만 건의 보험 상품을 팔았다. 2013년 10월부터 2016년 말까지 보험 상품 72억 건을 판매하고, 가입자 4억 9,200만 명을 확보해 동 기간 보험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좋았다. 보험료 수입은 2014년 7억 9,400만 위안에서 2016년 34억 800만 위안으로 4.3배나 뛰었다.
보험은 금융업 가운데 가장 보수적이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변화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보험과 건강보험은 의료 산업, 손해보험은 자동차와 선박 산업 등 산업과 결합해 만들어지는 보험 상품의 특성상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매우 크다. 빅 데이터는 실시간 보험요율 책정을 가능케 한다. 기존에는 서류상 데이터에 기초해 위험을 계산하고 일정기간 동안 동일 보험율을 적용했다.
이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생활 습관을 실시간 반영해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다. 같은 무사고 운전자라도 운전 습관이 좋으면 보험료를 내려주고, 끼어들기나 과속이 잦으면 보험료를 올리는 식이다. 보험사의 미래는 업종 간 융합으로 다양한 보험 상품을 만들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험료율을 정확히 책정하고, 인공지능으로 보험 상품을 편리하게 판매하고 있다.
'중국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경제동향]‘창의(創意), 창신(創新), 창업(創業)’ 키우는 네트워크 (0) | 2023.03.16 |
---|---|
[중국 경제 동향]‘글로벌 500대 기업’ 美 제치고 중국이 1위 (0) | 2023.03.15 |
[중국 경제동향] 중국의 과학기술 논문 수 미국을 추월하다. (0) | 2023.03.13 |
[중국 경제 현황] 미·중 반도체 전쟁 이제 시작이다 (0) | 2023.03.10 |
[중국 산업 경제] 중국 고화질 TV의 미국 시장 점령 (0) | 2023.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