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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중국 경제 현황] 美의 中 ‘기술기업 목조르기’ 강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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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기술 기업 목조르기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허용해온 미국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탈의 중국 기술 기업투자를 전면 차단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23년 3월 3일 보도했다. 최근 수년간 미·중은 각종 수출 규제와 맞불 보복조치로 최악의 기술 경쟁을 벌여왔지만, 미국계 사모펀드(PE)와 벤처캐피털(VC)의 대중(對中) 투자는 여전히 물밑에서 활발하게 진행되어 왔다. 중국 전문가들은 규제의 칼날이 투자업계로까지 번진 것은 미국이 자국 금융 기업·기관들의 손실을 감당하면서라도 중국과 완벽하게 디커플링(분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사모펀드, 벤처캐피탈의 대 중국 투자추이

          (인수/합병, 지분투자, 스타트업 펀딩 등을 모두 포함)

             2020                198       2383천만 달러
             2021                346       2892천만 달러
            2022                208         702천만 달러
 

 

 

2023년 3월 3(현지 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잠재적 적국의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미국의 자본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미 재무부와 상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두 부처는 미국에 국가안보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대외 투자를 금지하는 규제안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명시적으로 중국을 투자 금지국으로 겨냥하진 않았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사실상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누르기 위한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특히 첨단 반도체·양자 컴퓨터·인공지능(AI) 등 중국 군사기술 발전에 도움을 주는 분야에 투자 금지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며 양국의 기술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중국 빅테크들의 미국 투자자 현황

     알리바바     뱅가드 그룹, 블랙록,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골드만 삭스
     텐센트     모건 스탠리, 뱅가드 그룹, 블랙록
     바이두     블랙록, 뱅가드 그룹, 닷지앤드 콕스, 애리얼 인베스트먼트
     바이트 댄스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 KKR
 
 
 
 
 

◇끝을 향한 미 자본과 중 기업의 밀월기

 

 

 

거대한 미국 자본과 높은 성장성을 지닌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긴 밀월기를 가졌다. 중국 기술 스타트업들은 미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했고, 미국 투자사들은 이들 기업의 IPO(기업공개)로 막대한 투자이익을 돌려받는 식이었다.

 

 

바이든 정부의 이런 입장 변화는, 미국 자본이 중국 첨단 기술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큰손들이기 때문이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같은 중국 대표 IT기업의 10대 주주 명단에는 뱅가드그룹, 블랙록, 모건스탠리, 세콰이어캐피털 같은 미국계 금융 투자기관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런 불변의 밀월기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미국 PE·VC들의 대중 투자 총액은 70억2,000만달러(약 9조원)로 전년(약 38조원) 대비 76% 급감했다. 투자 건수도 2021년 346건에서 2022년 208건으로 40% 하락했다. 미국계 자본들이 중국에 투자할 돈을 인도·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입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미국발 투자가 급감하면서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 총액도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그만큼 미국 자본에 대한 중국 스타트업들의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 자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성장한 중국 빅테크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러나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하면서 양자간의 밀월도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금융 기업 기관들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에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중 경제 디커플링이 한국에 미칠 파장이다. 이미 미국 정부는 중국에 가동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첨단 장비 반입과 생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 십억달러씩 들여 지은 두 공장이 중국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외교력과 발상의 전환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