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AI 기술력 세계 1위… 구글·MS 제쳐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인터넷 기업 바이두가 인공지능(AI) 기술력 평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바이두의 AI는 기계가 인간의 언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평가한 대회에서 유일하게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획득,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을 앞섰다. 구글·바이두에서 AI 연구를 이끌었던 앤드류 응 박사는 2019년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이 AI 분야 기초연구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AI 기술 확산을 촉진하는 중국의 국가적인 전략 덕분에 중국 기업들이 보다 쉽게 소비자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019년 12월 30일(현지시각) 바이두의 AI ‘ERNIE’가 2019년 12월 초 열린 GLUE(General Language Understanding Evaluation·자연어 이해 평가) 대회에서 90.1점을 기록, MS(89.9점), 구글(89.7점)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GLUE는 AI 분야 언어 이해 능력을 측정하는 성과 평가 기준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사람(87.1점)보다 더 인간의 언어를 잘 이해하는 AI는 총 10개로 집계됐다. 바이두, MS, 구글 외에 페이스북도 두각을 나타냈다.
ERNIE는 2018년 구글이 선보였던 BERT(Bidirectional Encoder Representations from Transformers)와 유사한 자연어 이해 모델을 구현했다. ERNIE와 BERT는 모두 미국의 인기 어린이 TV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캐릭터명이다. 문맥을 파악하기 위해 문장의 단어 앞뒤로 등장하는 단어들을 조사하면서 의미를 파악한다. 바이두는 2020년에 열리는 AI 컨퍼런스에서 ERNIE 연구와 관련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두는 이미 자사 검색엔진과 AI 비서 ‘샤오두’에 알고리즘(자연어 이해 모델)을 적용 중이다.
바이두는 AI 분야 중국 내 특허출원에서도 2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집계에 따르면 바이두는 2019년 10월 기준으로 5,71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딥러닝(1,429건), 자연어 처리(938건), 음성인식(933건), 지능형 주행(1,237건) 등 다양한 AI 관련 특허를 냈다. 바이두에 이어 텐센트(4,115건), 마이크로소프트(3,978건), 인스퍼(3,755건), 화웨이(3,656건) 등이 AI 분야 특허출원이 많았다. 바이두는 중국 국가특허청이 최근 펴낸 ‘중국 AI 특허 가치 및 경쟁력 보고서에서도 AI 특허 핵심 인력 수가 1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장대학과 커다쉰페이가 2, 3위를 차지했다.
또 이 보고서가 선정한 중국 AI 특허 가치 및 경쟁력 톱 50 리스트에 따르면 바이두는 혁신실력 지수가 97.69로 1위에 올랐다. 이어 MS(97.1), 텐센트(84.19), 국가 전망(82.91), 저장대학(80.90) 순으로 AI 분야 혁신실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두의 빅터 리앙 부사장은 "바이두는 AI 사업과 세계 정상급 기술력 개발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제공하기 위해 AI 특허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O2O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다양한 분야에 많은 스타트업이 출현하자, 배트맨(BAT man)은 각 분야의 알짜 기업들을 인수하여 자사 플랫폼에 흡수시켰다. 인공지능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데, 클라우드는 기존 IT 서비스의 25%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리바바의 목표는 클라우드를 통해 1,000만 개 기업에 기술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 세계 시장 점유율은 3%에 지나지 않지만, 중국 내수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바이두는 2014년 4월 ‘바이두 대뇌(百度大腦)’를 발표했다. 이용자의 검색에서 편리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컴퓨터로 뉴럴 네트워크(일종의 신경망)를 만드는 것이다. 여러 층의 학습 모델과 대량의 기계학습을 통해 데이터 분석력이나 예측력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2016년 9월 딥러닝 플랫폼 ‘PaddlePaddle’을 오픈소스로 제공했고, 세계 최고 수준 AI 전문가 영입 계획도 발표했다.
이어 2017년 1월 바이두가 지금까지 축적해 온 AI 기술을 집대성한 음성 보조 기능 ‘듀어 OS’를 발표했다. 듀어 OS는 ‘사람들의 생활에 AI를’이란 콘셉트 아래 바이두가 그간 보유해 온 AI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듀오 OS에 말을 걸면 각종 생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기기들을 단기간에 개발했다. 말하자면 듀어 OS는 ‘바이두 판 아마존 알렉사’인 셈이다.
현재 바이두가 추진하고 있는 AI 사업 체계는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배양한 ‘백엔드’의 AI기술은 ‘바이두 대뇌’와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이를 기본 토대로 ‘프런트엔드’AI 기술로 전략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음성 AI 보조 기능 ‘듀오 OS’와 자율주행 플래폼인 ‘아폴로’이다.
바이두의 AI 사업 체계
프런트 엔드 : 바이두가 2017년에 수립하여 지금까지 배양한 AI 기술의 전략적인 집대성
음성 보조 기능 ‘듀오 OS’-->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
백엔드 : 바이두가 검색 사업으로 배양해 온 AI 기술
바이두 대뇌(A) 플랫폼 층(AI 개방 플랫폼), 인지층(자연언어 처리 등),
지각층 (음성, 그림, 동영상, AR/VR), 알고리즘 층
클라우드 : 빅데이터(B) 클라우드(컴퓨팅, GPU 등) (C)
바이두가 주력하는 자율주행
중국은 ‘차세대 인공지능 개방 혁신 플랫폼(國家新一代人工知能開放創新平台)이란 프로젝트 아래, ”2030년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최첨단이 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국가로부터 위임받아 AI 사업을 진행하는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바이두 4개 사업자 중에서, 바이두는 자율주행 분야를 수탁받았다.
바이두의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는 미국이 국가적 위신을 걸고 성공시킨 유인 우주 비행 계획 ’아폴로 계획‘을 본 따 붙여진 이름이다. 바이두가 보유한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오픈 소스화하여, 다양한 사업 파트너가 독자적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국 정부의 목표이다.
아폴로가 발표된 2017년 4월부터 불과 반년 만에 중국 국내외에서 약 1,700여 개의 파트너가 계획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참여하겠다는 파트너들 중에는 다임러 벤츠, 포드 등의 완성차 업체, 보쉬나 콘티넨탈 등의 부품업체, 자율주행 자동차의 심장격인 AI 용 반도체 메이커 엔비디아, 인텔 등 모든 계열의 주요 업체들이 포함되어 있다.
바이두의 비즈니스나 사업구조는 주로 검색 서비스인 ’바이두 코어‘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치이‘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외 사업으로 클라우드나 자율주행 프로젝트가 있다. ’바이두 코어‘에는 검색 서비스인 바이두 서치와 모바일 바이두, 온라인 백과사전인 바이두 백과, Q&A 서비스인 바이두 노우즈, 결제 앱인 바이두 월렛, 바이두 지도, 음성 AI 보조 기능 듀어 OS 등이 있다.
2017년 연례보고서를 보면, 바이두의 2017년 매출액은 130억 달러, 영업이익은 24억 달러에 달한다. 매출액 내역을 보면 약 80%가 ’바이두 코어‘에서 나오고, 약 20%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아이치이‘에서 발생한다. 최근 ’아이치이‘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지만, 바이두는 역시 검색 서비스 회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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