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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 중국 포위전략] 3.미국과 호주 간의 군사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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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는 1차 대전 이후 주요 국제분쟁에서 함께 싸워왔다. 2018년에는 100년 동안의 동반자 관계(First Hundred Years of Mateship)’를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다. 일세기 이상의 기간 동안 미국과 호주는 합동훈련과 연합 작전을 수행해왔고 정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해 왔다. 양국은 양국 군 간의 합동작전능력을 강화해왔고 미래의 인도-태평양에서의 안전보장을 위해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호주는 이라크에서의 대 ISIS(Islam State in Iraq and Syria) 작전을 돕기 위해 군사 훈련단, 부대 방어임무를 위한 병력, 군사 고문단을 보내왔다. 호주는 아프가니스탄의 안정과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하였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훈련, 자문, 지원을 위해 노력해왔다. 호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결의안(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Resolution : UNSCR)에 따라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강제 작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였으며 필리핀과의 협력을 통해 테러리즘에 대항하고 있다.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를 강화하고 지역 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적 협력을 계속해왔고 태평양의 도서국들을 지원해왔으며 미국-호주 간 군사협력을 위해 공동 훈련과 합동작전을 수행해왔다. 양국은 함께 오랜 세월 동안 정규적인 정보공유와 정보평가를 통해 안보를 위한 정보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를 통해 양국은 상황인식을 공유해왔으며 지역 내 안보를 강화하고 또 규정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왔다. 양국은 또 새로운 형태의 군사 발전모델을 창조하고 신무기의 획득과 전략적 우위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해왔다. 이러한 협력 관계를 통해 양국은 방어조직을 새롭게 구축하여 새로운 형태의 외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호주의 국방태세

 

 

2014년에 미국과 호주는 군사대비태세협약(Force Posture Agreement)을 체결하였는데 25년 이상 된 협약으로서 양국 군의 군사대비태세를 협의하고 양국 군이 함께 할 훈련과 합동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협약이다. 이 협약에 따라 양국 군은 양국 간 혹은 3개국 간 나아가 지역 내 국가들이 참가하는 훈련을 통해 해군력을 강화하고 인명구조 훈련과 재난 대비 훈련을 실시하였다.

 

 

 

호주 북부 지역에서 두 가지 군사대비태세를 실시하게 되었다. 첫 번째는 항공협력을 더욱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실시하기로 하다. 두 번 째는 다윈(Darwin)항에서의 해병대 순환배치 훈련을 실시하기로 하다. 매년 2,500명의 미국 해병대를 순환 배치하는 것이다. 군사 대비태세협약에 따라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상호 간 혹은 지역 내 국가들이 참가하는 합동 군사훈련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8년에 다윈 항에 미 해병대는 7번 째 순환배치를 완료하였으며 호주 및 인도-태평양 지역 내 12개국 해군이 참가하는 훈련을 실시하였다. 호주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서 소규모 함대로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도서국들에서 안보협력을 위한 훈련을 실시하였다. 2019년에는 다윈항에서의 미 해병대 순환배치 원칙에 따라 2,500명의 미군 해병대가 배치되었다. 2019년 하반기에는 미국과의 공군 합동훈련이 매우 세밀하게 짜여진 계획에 따라 실시되었다.

 

 

 

202074일 호주 총리인 스캇 모리슨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호주는 지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의 안보 위협에 직면해있다. 우리는 앞으로 10년 동안 2,700억 호주 달러(한화 220조원)를 투입하여 대대적인 군사력 증강으로 중국공산당에 대한 호주의 억지력을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호주는 장거리 해상초계 전력을 강화하여 남중국해에 대한 초계를 실시하고 장거리 대함 타격 전력을 강화하는 한편 대규모 해군력 증강을 실시할 것이다."

 

 

호주의 군사력 증강 계획

 

 

2020624일 한화 디펜스(한화) 창원 공장에서 출정식이 열렸다. 한화에서 만든 레드백(Redback) 장갑차 2대가 호주 멜버른 항으로 출발하는 자리다. 호주는 2022년까지 ‘LAND 400’이라는 장갑차 도입 사업을 진행한다. 이미 211대의 차륜형 장갑차를 결정했고, 한화가 도전하는 분야는 400대의 궤도 형 장갑차다. 맞상대는 독일 방산기업인 라인메탈 디펜스의 링스(Lynx) KF41이다.

 

 

호주는 2022년까지 한국과 독일의 장갑차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LAND 400의 예산은 최대 200억 호주 달러(17조 원)에 달한다. 코알라와 캥거루가 뛰어놀고,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를 가진 나라. 호주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러나 호주는 군사 강국이다.

 

 

 

전 세계 138개국의 군사력을 비교하는 미국의 글로벌 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호주는 19위의 군사력을 가졌다. 이스라엘(18) 다음가는 순위다. 현역은 6만 명에 불과하지만, 군용기 464대와 전투함 48척을 보유하고 있다.

 

 

 

호주 공군(RAAF)F/A-18 A/B 호넷과 F/A-18 E 수퍼 호넷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으며,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라이트닝을 사들이고 있다. 미국 해군의 전자전 공격기인 EA-18G 그라울러 11대도 갖고 있다. 호주 해군(RAN)엔 경항모로 개조할 수 있는 캔버라급 상륙함 2척과 호바트급 이지스 구축함 3척이 있다. 만만히 볼 수 없는 전력이다.

 

 

 

10년간 230조 원 쏟아부어 군 현대화

 

 

호주는 근육을 더 키우려고 한다. 202071(현지시간) 호주는 2020년 국방전략 강화(2020 Defence Strategic Update)2020 국방구조계획(2020 Force Structure Plan)을 발표했다. 2016년 내놓은 호주 국방백서의 최신판이다. 호주는 2030년까지 국방비를 늘려 군사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10년간 국방비의 총액은 2,700억 호주 달러(2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23조원 수준이다. 국방 예산을 2020~2021년 호주 국내총생산(GDP)2%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호주는 사이버전, 정보전, 장거리 타격 능력, 첨단 수중 감시 능력을 향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극초음속 장거리 무기, 무인 잠수함 도입 구매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 레이저와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도 개발한다. 호주는 또 장거리 타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 최대 사거리 370이상인 AGM-158C 장거리 공대함 순항미사일(LRASM) 200발을 미국으로부터 사들였다.

 

 

 

호주는 지상 타격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도입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의 자주포인 K9 과 다연장로켓인 천무를 수출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호주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간 군사 전문가인 최현호씨는 호주 해군의 잠수함과 이지스 구축함 사업비가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군비 확장에 대한 반대 여론도 높다고 말했다.

 

 

 

주변에 주적이 없는 호주의 잠재 적국은?

 

 

그러나 호주 정부는 군 현대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주변에 별다른 주적(主敵)’이 없는 호주가 왜 그럴까. 오세아니아 대륙에 자리 잡은 호주는 주변이 바다로 둘러싸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을 빼놓고는 호주를 노렸던 국가는 없다. 호주는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를 잠재 적국으로 삼았다. 인도네시아는 1962년 뉴기니섬 서부 점령과 1999년 동티모르 독립을 놓고 호주와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호주ㆍ인도네시아는 2006년 상대방에 대한 주권, 영토 통합성의 존중을 명시하는 롬보크 조약을 맺었다.

 

 

 

2020년 국방전략 강화에 힌트가 숨어있다. 이 백서엔 주적이 없다. 다만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은 더 큰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호주는 대놓고 얘기는 안했지만, 중국을 잠재 적국으로 바꾼 것이다. 이 정도 표현으로도 노골적으로 중국을 가리킨다는 호주 내부의 평가도 있다.

 

 

 

호주는 물론 중국과 홀로 맞서려는 게 아니다. 동맹국인 미국, 그리고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동반자인 인도와 일본과 협력하면서 중국에 대항하려 한다. 하지만, 만일 중국이 무력 공격을 할 경우는 따끔한 교훈을 줄 군사력을 갖추는 게 호주의 대() 중국 억제 전략이다. 그래서 호주는 병력은 적지만,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

 

 

왜 중국을 두려워하는가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국가다. 호주는 중국의 6번째 무역 상대다. 호주 수입 공산품의 25%메이드인 차이나. 호주 수출의 13%가 중국으로 보내지는 석탄이다. 경제 관계는 긴밀하지만, 호주는 정치ㆍ외교ㆍ군사적으론 중국을 두려워한다. 특히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와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일으키면서 이곳의 섬을 군사기지로 삼은 게 호주의 신경을 거스르게 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호주는 중국이 남중국해의 군사기지를 발판으로 무력을 행사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712020년 국방전략 강화2020 국방구조계획을 공개하면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우리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재편성 과정에 있다고 말한 이유다.

 

 

 

호주는 홍콩 보안법 제정 과정에서 중국이 홍콩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하는 데 대해 반대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를 중국에 요구했다. 그러자 중국은 경제적 압박을 주기 위해 호주의 수출품 목록을 만들어 관세부과와 비관세 장벽을 검토하기도 했다.

 

 

 

20206월 호주 전략정책연구소가 중국이 해외 중국인 지역 사회와 외국의 지식인층에 영향력을 행사해 중국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중국이 반발했다. 호주 해군 군함은 지난달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샤(南沙) 군도) 근처 바다에서 중국 군함과 다섯 차례 대치했다는 보도도 있다.

 

 

 

호주를 들끓게 한 중국의 3C 공작

 

 

 

호주 여론과 언론에서 반중국 정서를 자극한 사건들이 최근 잇따랐다. 중국이 호주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정계와 학계에 대한 공작을 벌이다 들통이 난 것이다. 중국은 중ㆍ호 관계 연구소(ACRI)와 중국 평화통일 촉진 호주 위원회(ACPPRC)란 조직을 통해 각각 학계와 정계 후원을 했다. 이들 조직은 주호주 중국대사관과 영사관의 지시를 받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개발로 큰돈을 번 중국계 호주인 차우착윙(周澤榮)과 황샹모(黃向墨)가 배후에 있다.

 

 

 

2016년 호주국립대학(ANU)이 차우와 황의 기부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호주 안보정보국(ASIO)이 조사에 착수했다. 20177월 친중국 성향의 노동당 샘 데스티에리 상원의원이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중국계 기업으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고 정보를 건네준 혐의로 사임했다. 데스티에리 의원은 평소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20185월 호주의 고위 외교관인 존 애쉬가 차우로부터 고급 선물을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2020년 11월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스파이인 왕리창(王立强)이 호주에 망명을 신청하면서 중국 정보당국 지시로 호주에서 스파이로 활동했으며, 지시받은 명령에는 암살까지 포함됐다고 폭로했다.

 

 

 

이런 중국의 '영향력 공작(Influence Operations)'은 역효과를 불렀다. 맬컴 턴불 전 호주 총리는 중국을 콕 집어 호주를 상대로 '비밀(covert)', '강압(coercive)', '부패(corrupting)' 공작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4인방 호주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에서 호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호주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이다. 그래서 미국ㆍ영국ㆍ캐나다ㆍ호주ㆍ뉴질랜드 등 5개국의 정보협력체제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의 하나가 호주다. 호주 내륙의 파인 갭(Pine Gap)이란 곳에 미국ㆍ호주가 공동으로 세운 대규모 감청시설이 있다. 중국이 노리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를 이 시설이 담당한다. 호주 북부 다윈의 호주 공군기지에는 2012년부터 미 해병대의 공지기동대(MAGTF) 2,500명이 순환 배치되고 있다.

 

 

 

호주는 중국의 위협을 내세워 인도-태평양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2020년 9월 필리핀 해에서 미국ㆍ일본과 해상훈련을 벌였다. 2020년 연말 인도가 주도하는 미국ㆍ인도ㆍ일본 등 다국적 해상훈련인 말리바에 참가할 예정이다. 호주는 2017년 이 훈련에 옵저버로 참관했다. 인도가 중국의 반발을 우려해 정식 초청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올해 중국과의 국경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면서 인도의 입장이 바뀌었다. 말리바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4인방이 모두 모여 중국과 싸우는 훈련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중국은 이 같은 호주를 상대로 유학에서부터 무역까지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호주는 꿈쩍도 안 하고 있다. 호주와 중국의 정치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호주의 대()중국 제철용 석탄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늘어난 2,400t이었다. 이처럼 중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이 안 사면 팔 곳이 많다는 게 호주의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