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중 패권경쟁] 미‧중 패권경쟁의 시대

728x90

 

만약 중국의 고도 경제 성장이 향후 수십 년 이상 지속 될 수 있다면, 미국은 또 다시 미국과 맞먹는 잠재적인 강대국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는 국제체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게 될 것이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이 앞으로도 지속 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성장 속도는 줄어들지만 그래도 대단한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는 알 수 없는 문제이기는 하다. 중국의 부상이 지속될 것이냐의 여부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논쟁이 있지만 어느 주장이 더 타당한지를 알 수는 없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는 중국은 평화롭게 부상할 수 있을까?(Can China rise peacefully?)

 

 

공격적 현실주의에 입각한 미중 패권경쟁 분석

 

 

만약 중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된다면, 중국은 미국이 서반구를 지배하는 것처럼 아시아를 지배하려 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미국은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이 되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다. 인도, 일본, 싱가포르, 한국, 베트남 등 중국의 이웃 나라들 대부분은 중국의 힘을 봉쇄하려는 미국에 동참할 것이다. 그 결과 전쟁마저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는 고도의 안보경쟁이 야기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이 조용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공격적 현실주의는 국제체제의 기본적인 구조는 국가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과의 권력을 위한 경쟁에서 국가안보에 신경쓸 것을 강요한다. 즉 가장 강력한 국가는 자신의 지역에서 패권국이 되고자 하며, 동시에 다른 강대국들이 다른 지역에서 패권국이 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주장한다. 공격적 현실주의는 국제정치에 관한 다섯 개의 가설에 근거하는데 그 가설들은 모두 현실의 합리적인 근사치이다.

 

 

 

첫 번째 가설은 국가는 국제정치의 핵심적 행위자이며, 국가보다 상위에 있는 권위적인 조직은 없다는 것이다. 국가들이 어려움에 처하거나 원조를 필요로 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궁극적인 중재자 혹은 거인에 해당되는 나라는 국제체제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같은 국제체제를 무정부 체제(anarchic system)이라고 말하며, 이와 반대되는 체제는 위계(位階 : hierarchic)체제이다.

 

 

 

두 번째 가설은 국가들의 능력에 관한 것이다. 국가들의 능력이 월등하게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모든 국가들은 공격적인 군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능력은 대체로 물질적인 요인으로 눈으로 볼 수 있고, 평가할 수 있으며, 셀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비교적 측정하기가 쉬운 부분이다.

 

 

 

세 번째 가설은 국가들의 의도에 관한 것이다. 국가들은 다른 나라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결코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의도란 국가 지도자의 머릿속에 있는 것으로서 결코 볼 수도 없고 측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또 국가들은 과연 다른 나라의 대포가 이런저런 이유로 자기 나라를 사정권에 둘 것인지에 대해 결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네 번째 가설은 모든 국가들이 국가의 생존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생존이 유일한 목표라는 뜻은 아니다. 국가들은 다양한 야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생존이라는 목표는 다른 모든 목표들을 압도하게 된다. 국가가 생존하지 못한다면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존이란 단순히 영토의 일체성을 유지한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비록 영토의 일체성 유지는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생존이란 국가의 정치결정 체제가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섯 번째 가설은 국가들이 합리적 행위자(rational actor)라고 가정한다. 즉 국가들은 그들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구상하는 데 있어 상당히 효과적으로 행동한다고 본다. 만약 중국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놀라운 경제발전을 지속하게 될 경우 중국은 미국이 서반구를 지배하는 것처럼 아시아를 지배하려 하고자 할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를 지배하고자 하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무정부적 국제체제하에서 중국이 생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여러 곳에서 영토 분쟁 중에 있는데, 중국의 힘이 더 막강해질수록 이 분쟁들은 중국에게 유리하게 결말이 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이미 대국이며, 미국과 맞먹을 수 있는 지역적 패권국이 되기 위해 영토를 더 이상 정복할 필요가 없는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 나라들과 영토 전쟁을 끝없이 벌리고 있다. 20205월에는 인도와의 국경충돌에서 20여 명의 인도 측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중국 측 피해자 숫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네팔과 부탄에서도 적은 규모의 영토를 획득하기 위해 군사력 동원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더욱 막강한 나라가 됨으로써 이웃 나라들에게 자신이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행동하도록 지시할 수 있고, 그들이 중국이 정한 규칙을 따르지 않을 경우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해진 중국은 미국이 19세기 중 서반구에서 유럽의 강대국들을 몰아냈던 것처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몰아내고자 할 것이다. 1930년대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중국도 자신만의 먼로 독트린을 고안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바다인 남중국해를 자신의 고유한 수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야기되는 어떤 영토 분쟁에 대해서도 개입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중국은 2017년 상반기 미국이 한국에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THAAD :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를 배치하자 한국에 대해 경제적 보복을 실시하였다. 중국 내 인터넷을 통해 반한 감정을 유도하고 한국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을 벌려 한국의 자동차, 스마트폰, 소비재 유통 체인,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금지 등의 경제적 보복 조치를 실시하여 한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가하였다.

 

 

 

중국은 심지어 미국 해군을 2도련선밖으로 몰아낸다는 장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 2도련선은 일본의 동부 해안으로부터 미국령 괌을 지나 파푸아 뉴기니까지 이어지는 선이다. 중국이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게 되면 일본,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해양 지원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군사력이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밀려난다면 어찌 그것이 중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모든 중국인들은 중국이 대단히 허약했던 1차 아편전쟁(1839-1842) 이후부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1945)까지 약 100년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이 허약한 중국에 대해 주권을 무시하고 불평등 조약을 강요함으로써 자신들을 착취했던 역사적 사실들을 절절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차지하고자 하는 가장 주된 이유겠지만, 중국이 일부 이웃 나라들과 영토분쟁 상태에 있다는 사실 또한 중국의 패권 추구의 또 다른 이유가 된다. 2020년 현재 중국은 6군데에서 영토분규 상태에 있으며, 이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중국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영토 분쟁은 대만(Taiwan)과 관련된 것인데, 중국은 대만을 다시 중국의 일부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현 대만 정부는 자신을 주권 국가라고 믿고 있으며 중국으로 통합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대만 지도자들은 대만의 독립을 큰 소리로 광고하지 않는다. 중국을 자극해서 대만을 침공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대부분 수역(전체 350km290%)에 대해 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같은 주장은 이웃 나라들과는 물론 미국과도 분규를 야기하고 있다. 중국은 파라셀(Paracel)군도와 스프래틀리(Spratly) 제도를 점거하고 그곳에 인공섬을 건설하고 이를 군사기지화 하였다. 중국은 동중국해에서도 일본과 몇 개의 작은 섬에 대한 영유권을 두고 심각한 분쟁을 벌이고 있다.

 

 

 

2020615일 밤 카슈미르 라다크의 갈완계곡에서 인도군과 중국군 600여 명이 서로 몽둥이를 휘두르며 직접적으로 충돌하였다. 이 충돌로 인해 장교 1명을 포함해 인도군 20명이 사망하였고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군은 3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이에 인도정부는 인도 내에서 영업중인 중국 IT 기업에 대한 제재를 위해 위챗 및 틱톡 등 59개의 중국앱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이러한 영토분쟁이 중국에 대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그리고 이 문제들이 외교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이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강압(coercion)에 의한 것일 것이다. 더욱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중국이 어떤 이웃 나라보다도 훨씬 막강한 국가가 될 경우, 중국은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협박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나라들이 중국에 유리한 해결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겁박이 통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언제라도 칼을 뽑아들고 전쟁을 벌임으로써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이 되는 것은 중국이 다양한 영토 분규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